더불어 살아가는 한인타운

민족학교 윤대중 회장 기고문

민족학교에 찾아 오시는 많은 분들은 저소득층 아파트를 찾기 위해 오십니다.  특히 은퇴 하시고 특별한 재산이 없으신 상황에서 한정된 소득으로 살아가시는 연장자 분들의 아파트 렌트비는 큰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 문제까지 만듭니다.  연장자 분들의 저소득 아파트 신청이나 색션 8같은 렌트비 보조 신청을 도와 드리다 보면 한결 같이 하시는 말씀이 “아 이러다 렌트비 못내서 길 거리로 쫓겨 나게 생겼네…”하시면서 더 많은 주름이 생기는 것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USC 대학 근처의 저소득아파트에서 사시던 연세 아흔에 다 되신 김 할머님은 “요즘 대학교에서 아파트들을 다 학생 기숙사로 만들고 있고 건물 주인이 저소득 아파트를 안하고 학교에 아파트 건물을 팔기 위해 나 같은 거주자들이 지금 큰 걱정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길거리로 나 앉게 생겼는데 어디 쇌터 같은데는 없을까?” 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한인 타운 곳곳 마다 호텔, 콘도 그리고 상가 건물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 나고, 렌트비 인상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한인 타운 내 집이 없으신 노숙자 분들의 인구가 증가하여 타운 내 길을 걷다 보면 이 분들의 텐트를 보며 안타까움 불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시의 통계에 따른 면 한인 타운 내의 노숙자의 인구가 300-400 여 명으로 추산 되고 있는, 이 노숙자 분들 중에는 노약자, 아이와 같이 길에서 사시는 여성 등 다양한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한인 타운에서 보금자리를 찾으시는 많은 노숙자 분들은 이 곳이 교통도 좋고, 다른 데보다 더 안전하고, 다민족들이 많이 모여 살아서 마음도 놓이시고, 또 한편으로는 한인 및 동양계 분들이 더 따스한 관심을 보여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노숙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잠자리 외에 이 분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화장실과 샤워를 제대로 하지 못하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인 타운에서 학교 길을 걸어 가는 아이들의 대다수는 노숙자들을 보며 왜 다른 어른들은 집이 없어 거리에서 사시는 사람들을 이대로 놔둘까 하는 질문을 매일 같이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엘에이 시장과 시의원들이 노숙자 문제의 위급성을 인식 하고 여러 준비를 하고 엘에이 시에 15곳의 임시 거주공간을 마련 한다고 했고, 첫 번째 공간을 한인 타운 내에 설치 하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이 발표를 하면서 최근 5월 22일 엘에이 시청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한다고 발표 했습니다.  좀더 구체적 내용과 진행 사항들을 주민들에게 미리 알렸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크지만, 시 의원들이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 했고, 대안을 마련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잘 한 것이라 생각 됩니다.  저희가 시의원 같은 정치인을 선출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스스로 나서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이 것에 대해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서 함께 보다 나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한인 타운에 거주하시는, 어떻게 보면 우리 타운이 좋아서 이주 하신 이웃분들입니다, 노숙자 분들에게 우리 타운 내에 이 분들이 거처 할 수 있는 하우징이 제공 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것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우리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분들이 필요한 여러 상담과 봉사, 음식 보조 등의 프로그램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지원하고, 또 우리의 아이들이 이 분들을 위해 자원 봉사를 하게 된다면 저희 모두가 바라는 함께 나누는 한인 타운에 좀더 가까워 질 것 같습니다.  시에서도 이 임시 거주처에 24시간 상주하는 전문 실무자 및 안전 담당자들을 두어 노숙자 분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환경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요즘 한인 타운의 노숙자 분들을 보고, 또 이에 대한 한인 분들의 반응을 접하며 만약 기독교의 예수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면 과연 우리들에게 어떠한 조언을 하셨을까 생각 해 봅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묵묵하게 아무 말 하지 않으시고 길거리에 사는 노숙자 분들 바로 옆에 앉아서 우리가 어떻게 하나 지켜보실 것 같습니다.